2025.8.27.

부끄럽지만, 어제 정말 오랜만에 지하철을 탈 일이 있었다.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예전엔 듣지 못했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청년!’ ‘청년!’ ‘청년!’ 하는 소리였다. ‘청소년!’ 하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청년’은 처음이었다. 아마 청년에게도 제공하는 교통비 할인 서비스가 새로 생긴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마음으로는 그렇게 이해했지만,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옆에서 너도나도 교통카드를 찍을 때마다 ‘청년!’ 소리가 나다보니, 어쩐지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은 아저씨, 아줌마, 노인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어느 신부님이 당신 본당에서 35세에서 45세 사이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위 ‘늘푸른 청년 모임’의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늘푸른’이라는 이름은 노인요양원에서나 쓰는 이름이라나. 내가 보기에도, 자신이 늘~ 푸르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 안 늘 푸르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더 이상 청년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아저씨로 사는 것이 기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영적으로도 필요한 일이 틀림없다만, 여하튼 어제는 옆 사람 교통카드에만 반응하는 개찰 기계의 ‘청년!’ 외침은 쓸쓸하게 들렸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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