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25.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주민 2세대인 프란치스코 교황님. 이주민으로서 정체성이 분명하셨다던 교황님의 이야기가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문득 어린 시절 보았던 만화 〈엄마 찾아 삼만리〉가 생각난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아르헨티나에 돈 벌러 떠났던 엄마를 찾아가는 소년의 이야기였다. 아무리 지켜봐도 간발의 차이로 엄마를 만나지 못하고 좌절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어린 시절이었는데도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난다. 저러다 끝내 못 만나고 만화가 영영 끝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는데, 기어코 엄마와 감격의 포옹을 하며 마무리됐던 기억도 난다.

이제보니 바로 저 소년이, 교황님 세대였구나… 싶다. 제노바에서 출발해서 스페인을 찍고 아프리카 어딘가를 경유해서 브라질에 도착하여 배를 갈아타고 한참을 가야 도착하는 멀고 먼 아르헨티나까지, 제노바에서 밀려난 ‘주변인’들의 노곤한 삶. 그것이 이민자들의 삶이었겠지.

그리하여 소외된 이들에게 교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외치는 교황이 준비된 것이겠지. 하느님의 섭리란 놀랍다는 생각을 다시금 한다. 〈엄마 찾아 삼만리〉나 다시 한 번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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